가족 오페라
물의 아이
<물의아이>는 인간 소년 오동이와 인어 아리가 만나며 펼쳐지는 판타지 가족 오페라다. '가족 오페라'라는 이름에는 흔히 알록달록하고 쉬운, 동요풍의 선율이 따라붙지만 이 작품은 그 자리에서 한 걸음 비켜선다. 아이를 위한 무대라 해서 음악의 밀도를 낮추거나 뻔한 방식으로 풀지 않는 것, 어른이 들어도 묵직하고 아이가 들으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도 그 공기에 저절로 빠져드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이 작품이 세운 기준이다.
그래서 음악은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세계의 결을 나누는 쪽을 택한다. 거친 현실의 세계와 물속의 진실한 세계가 서로 다른 어법으로 그려지고, 그 대비 속에서 이야기가 움직인다. 한쪽에는 살아남기 위해 부딪치는 삶의 리듬과 긴장이, 다른 한쪽에는 물의 흐름을 닮은 유연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놓인다. 두 세계는 소리의 질감만으로 뚜렷이 구분되며, 관객은 가사에 앞서 음악의 온도로 각 장면의 감정을 먼저 감지하게 된다.
기교의 화려함보다 장면이 품은 감정의 진폭을 우선한 것도 이 작품의 태도다. 성악과 오케스트라는 서로를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 세계의 공기를 만들기 위해 쓰이며, 익숙한 선율의 편안함과 현대적인 음향의 긴장이 한 무대 안에서 함께 호흡한다. <물의아이>는 그렇게 '아이의 무대'라는 이름 뒤에 음악의 진지함을 온전히 담아, 아이에게는 처음 만나는 깊이 있는 사운드로, 어른에게는 클래식의 매력을 새로 발견하는 시간으로 다가가고자 한다.